11. 기타 일상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齒亡唇亦支 / 목동의 수필습작)

청정촌 2018. 5. 18. 12:32

[수필습작]"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齒亡唇亦支-치망순역지)"



어떤 부지런한 사람이 매일 아침 조깅을 했다.
어느날 동네를 돌다가 나무로 된 낡은 쪽문에
'多不有時(다불유시)’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게 됐다.

“많고, 아니고, 있고, 시간?”
“시간은 있지만 많지 않다는 뜻인가?”
“누가 이렇게 심오한 뜻을 문에 적어 놨을까?”
“이 글을 적은 분은 분명 학식이 풍부하고 인격이 고매하신 분일 거야.
오늘은 꼭 그 분을 만나 봐야지.”

그 글을 쓴 사람이 궁금해서 작심을 하고 문을 두드려 보았다.
그러나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나오는 이도 없었다.
한참을 기다리니 옆집 대문에서 할아버지가 나오셨다. 

"사실은 이 한자성어를 적으신 분을 뵈려 하는데….” 
"할아버님, 여기가 대체 무슨 문입니까?”

“여기? 화장실이야.” 
 “다불유시(WC)야. 다불유시.

왜 요즘 사람들은 화장실도 영어로 말하는지 모르겠어.

내가 영어를 모르니 한자로 썼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齒亡唇亦支-치망순역지)"는 말이 있다 

요긴한 것이 없어지면 다른 것이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됨을 이르는 말이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책으로라도 견뎌 나간다는 일종의 대체효과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시체말로 바꾸면 "이가 없으면 임프란트나 틀니로 산다"가 된다.

썪은 이는 뺀다. 삐뚤어진 이도 뺀다. 사랑니도 미리 뺀다. 

치아건강과 이미지 관리차원이다.


그러나 각자의 환경과 능력과 사고방식에 따라 불편함을 느낄 여지도 없이

썪은 이, 삐뚤어진 이, 사랑니를 그대로 둔채 살아 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불편함을 느껴 썪은 이, 삐뚤어진 이, 사랑니를 뺀후 보수작업 않고 지내기도 한다. 

   

싸워 이겨야 하는 경쟁사회에서도, 사회조직의 유사축소판인 동창회에서도 똑 같다.

각기 다른 환경에서의 생존전략은 서로 다르고 특이 할 수 밖에 없다.

각자의 환경에서 각자의 인생을 사는데, 누가 토를 달고 누가 비평을 할 수 있는가 !!

그러나 나를 공격하거나 해를 끼치면 나도 그냥 앉아서 당할 수 만은 없다. 


나는 사회조직 속에서 비겁하게 경쟁하는 비인간적인 숫컷들을 "괴물"이라 칭하며

이런 없어져야 할 괴물들은 썪은 이를 뽑아 없애듯, 전부 뽑아 버렸다.

아직 죽지 않고 내 등뒤에서 흉칙한 주둥이만 나불거리는 "괴물"이 아직도 남아 있다.


나는 양지만 찾는 두 얼굴의 비대칭 인격소유자인 불쌍한 노인들을 "삐뚤이"라 칭하며

이런 사라져야 할 삐뚤이들은 삐뚤어진 이를 뽑아 없애듯, 전부 뽑아 버렸다.

늙은 나이에도 남의 발전을 시기하여, 이간질하고 왕따 시키려는 "삐뚤이"들이 살아있다.      


나는 이모임 저모임 기웃거리는 지극히 무능한 친구들을 "무임승차자"라 칭한다.

역활도 없고 있으나 마나한 친구모임은 사랑니를 뽑아 내듯, 하나씩 속아내 버렸다.

각자가 필요로하는 역활이 없는 무의미한 모임은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에서 대인관계를 소홀히 하라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는 썪지않고, 삐뚤어

지지않고, 없어서는 안되는 가까운 이웃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특히 약20%의 베터리가 남은 스마트폰처럼 시간을 아껴써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직장암 수술로 직장이 없는 불구자여서 부족한 것을 메우기 위해 남보다 더 공부했고

도보운동도 더 많이 했다. 덕분에 특정분야에서는 내가 더 많이 알고, 다리는 더 튼튼하다.

비록 80세가 다 된 노인이지만, 새로운 정보를 계속 수집하며 나를 필요로하는 내 자리를

찾기 위해 계속 노력 중이다.


지금은 썪은 이, 삐뚤어진 이, 사랑니를 다 뽑고 틀니를 하고 있지만, 직장암 관찰진료가

끝나는 2020년에는 치아건강과 이미지관리를 위해 임프란트로 완전보수 하고 이를 크게 

들어내 놓고 활짝 웃는 노인이 되고 싶다. 


건강과 행운을 ..... 


사랑니의 모든 것 -

http://news.mt.co.kr/mtview.php?no=2018020613262399730



♬ Wheels - Billy Vaughn "Wheels"